article written on 2023-06-08
대전에 청첩장을 나눠주러 내려갔다 왔다. 토요일에는 강민이를, 일요일에는 재희형을 보고 오기로 했다. 눈이 너무 부신 날이라서 선글라스도 챙겨서 잘 떠났다. 오랜만에 대전에서 친구를 만나니 기부니가 좋았다. "그 동네"의 "그 구청"에서 만나서 근처에 갈비탕 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맛있었다. 그러고 주변에 인스타 감성 카페가 있다고 해서 갔다. 노출 콘크리트로 인테리어를 한 꽤 괜찮은 카페였다. 카페에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결혼 얘기, 진학 얘기가 주를 이었다. 다들 박사 진학 고민을 하는 시기인 것 같았다. 연구자로 평생 일하고 싶다면 박사를 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다음날까지 할 게 없어서 날 국립중앙박물관에 떨궈 달라고 했다. 가본 적은 없지만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였다. 무엇보다 대전은 과학의 도시가 아닌가? 그렇게 호기롭게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갔다. 정문에 도달하니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님들이 주를 이었다. 애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나도 어릴 때 저랬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꽤 커서 어디부터 구경을 해야하는 것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어차피 하루만에 다 보기 힘든 것 같았다. 대체로 무료 관람이 가능한 듯 한데, 일부는 유료 관람도 있었다.
제일 먼저 Science Hall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그냥 왼쪽 건물부터 오른쪽으로 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들어가니 왠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나로호였나 다누리호였나 최근에 발사에 성공한 인공위성을 개발하신 박사분이 강연을 하고 계셨다. 거의 끝날 즈음에 들어가서 질문 타임이었는데, 아이들이 열심히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 있었다. 애들의 질문 수준이 꽤나 높아서 놀랐다. "달에서 채취한 자원으로 지구의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라그랑지안 포인트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항공우주연구원 연봉은 얼마나 되나요?", "다누리호는 아르테미스 미션에서 무엇을 하게 되나요?", "In-situ resource utilization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등 다양한 질문이 있었다. 우주 쓰레기 처리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은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나중에 자리 잡으면 대전에서 애들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 미래기술관인가로 들어갔다. 역시 아이들 천지였다. 아쉽게도 2층은 리모델링 기간이라 관람할 수 없었고 1층과 지하1층만 관람이 가능했다. 오른쪽부터 동그랗게 돌았는데 아주 좋은 과학 내용들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다.
요즘 공부했던 유전자 검사에 관한 내용도 있었다. 요즘에는 돈만 조금 내면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에 대한 가능성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고, 장내 미생물의 통계도 받아서 볼 수 있다. 점점 정밀의료의 세계로 가는 것 같다.
사람의 Chromosome 마다 갖고 있는 대표적인 유전자들도 소개되었다. 이렇게 모형으로 보니 더 흡수가 잘 되는 느낌이었다. 암과 관련된 유전자들도 보였다.
익숙한 병리 이미지도 보였고
주기율표와 실제 원소들 샘플도 보였다. 나중에 아내와 아이들을 데려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건물로 가니 모빌리티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 등이 소개되었다. 내가 관심이 가는 것은 물고기였다. 귀여워서.. 은근 실제 물고기 같았다.
로봇 강아지도 만났다. 발로 차도 안 넘어지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조종하는 사람이 있고 아이들도 많아서 실행하지는 않았다.
유성 도서관도 살짝 들리고
버스를 타고 도중에 "그 학교"도 지나치다가
태평소국밥에서 저녁을 먹었다. 옆 테이블이 너무 가까워서 본의아니게 이야기 내용이 들렸는데, 카이스트 학생들이었다. 박사를 가고 싶은 학생이었는데, 다른 지역에 있는 여자친구와 최근에 해당 문제로 헤어졌다고 했다. 대전에서 박사를 가면 최소 4년이 추가되기 때문에, 곧 서울인가로 오는 줄 알고 기대하고 있었던 여자친구는 실망을 했다고 한다. 현실적인 문제에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화이팅!
마무리는 베라로~~